네이버, 열흘 만에 11% '뚝'…자사주 파는 임원들
한 달 새 임원 6명 자사주 매각
연고점 찍은 뒤 21만원대 하락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네이버(NAVER) 주가가 이달 들어 연중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회복할 기미를 보이자 자사주를 내다파는 임원들이 늘고 있다. 이 가운데 자체 인공지능(AI) 모델 '하이퍼클로바엑스(X)' 출시 임박 호재에도 주가는 11%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네이버는 오전 10시10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4000원(1.83%) 하락한 21만4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에 이어 2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올해 초 17만원대였던 네이버 주가는 이달 들어 24만원대로 올라섰다. 하지만 현재 주가는 지난 7일 연중 최고가(24만1500원)를 경신했을 때와 비교하면 11.39% 빠진 수준이다.
네이버는 최근 한 달 간 임원 6명이 잇따라 자사주 매각에 나섰다. 통상적으로 회사 임원의 잇따른 자사주 매각은 악재로 여겨지는 경향이 있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내부 사정에 능통한 임원들이 봤을 때 주가가 더 오르지 않을 것으로 본다는 의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먼저 서승원 책임리더(비등기임원)는 지난달 31일 보유하고 있던 416주 전부를 20만9500원에 장내매도했다. 지난 9일에는 임원 4명이 동시에 자사주를 팔았다. 최서희 책임리더가 보유주식 중 52주를 24만5000원에 팔았고, 김성호 책임리더도 보유주식 중 78주를 23만9000원에 장내매도했다.
김정식 책임리더와 조성택 책임리더는 같은 날 각 130주, 52주씩 23만6000원, 23만7000원에 팔았다. 장준기 엔터기술총괄은 지난 11일 보유주식 4000주 중 절반인 2000주를 22만5000원에 처분했다.
한편 네이버는 주가 부양책에 대한 요구가 커지자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5월 취임 후 첫 주주서한에서 3개년 주주환원 계획, 자사주 특별 소각 등 주주 환원 정책을 발표했다.
최 대표는 "높은 자사주 비율(총발행주식수 대비 약 8%)이 자사주의 잠재적 활용 목적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향후 3년간 자사주의 총 3%를 매년 약 1%씩 소각할 계획이며, 중장기적으로는 자사주 보유 비율을 5% 이내로 유지할 것"이라고 말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광고 경기 회복은 4분기 이후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네이버의 수익성이 종전 20% 수준까지 빠르게 회복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전세계적으로 클라우드, AI 사업의 서비스 상용화가 이슈되고 있는 만큼 네이버가 국내를 대표하는 동시에 글로벌 경쟁사들과 차별화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서 연구원은 이어 "네이버의 전략이 성공적으로 현실화될 경우 기업가치에 새로운 프리미엄을 부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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