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배달라이더 박정훈의 고발장...'플랫폼은 안전을 배달하지 않는다'

등록 2023.04.03 17:51:46수정 2023.04.03 17:55:56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 플랫폼은 안전을 배달하지 않는다(사진=한겨레출판 제공) 2023.04.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플랫폼은 안전을 배달하지 않는다(사진=한겨레출판 제공) 2023.04.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신재우 기자 = "2016~2018년 총 27명의 청년이 배달을 하다가 사망했는데, 이 중 3명은 첫 출근날, 3명은 이튿날, 6명은 보름 안에 사망했다. 난폭운전을 할 줄도 모르는 초보 라이더가 배달업에 뛰어드는데 그 누구도 그가 배달 일을 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확인하지 않았다." (본문 38쪽 중)

'플랫폼은 안전을 배달하지 않는다'(한겨레출판)는 배달라이더 박정훈이 도로 위 배달공장을 질주하며 포착한, 플랫폼산업의 모순에 대한 가장 예리한 고발장이다.

반복되는 배달라이더 사고의 근원에는 이윤을 위해 라이더를 무한히 축적하려는 배달플랫폼의 욕망이 있다. 음식점이 배달노동자를 직접고용하던 때와 달리, 배달플랫폼에 가입한 라이더들은 근무시간 내내 대기하지 않는다. 더 정확히 말하면 정해진 근무시간 자체가 없다. 1000건의 배달을 수행하려면 1000명의 라이더만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때 1000명 중 100명이 밥을 먹고 다른 100명이 화장실에 갈 수도 있다. 앱에 접속해 있지만, AI 배차를 거절하는 라이더도 있다. 1000건의 배달을 수행하기 위해 2000명, 3000명의 라이더가 필요한 이유다.

“극단적으로 말해서 5분 안에 배달앱을 깐, 배달 경험 여부도 모르는 무보험 라이더의 숫자가 30만 명에 육박한다는 것이다.”(106쪽)

실시간으로 변하는 배달료도 라이더를 위험으로 내몬다. AI 알고리즘은 접속한 라이더의 수와 배달 콜 수에 따라 배달료를 실시간으로 바꾼다. 주문량이 적고 라이더 숫자가 많은 지역은 배달료를 최저로 낮춰 근무지 변경을 유도하는 식이다. AI 알고리즘만이 알 수 있는 정보에 기반해서 배달료가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라이더는 자신이 수행하는 노동의 대가를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 저자는 이를 “알고리즘이 설계한 도박판”이라고 꼬집는다.


◎공감언론 뉴시스 shin2roo@newsis.com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