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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현직교사 무더기 '김문수 임명장' 받아 "황당·불쾌"

등록 2025.05.21 16: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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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울산지부·울산교사노조로 교사 제보 잇따라

선거에 교사 이용하려는 움직임 심각한 문제

한 교사에게 전달된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 선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임명장. (사진=전국교직원노동조합 울산지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 교사에게 전달된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 선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임명장. (사진=전국교직원노동조합 울산지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뉴시스] 구미현 기자 = 울산지역 다수의 교사들에게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특보 임명장'이 발송돼 논란이 일고 있다.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교사에게 본인 동의 없이 임의로 특보 임명장을 보낸 것을 두고 당사자들 사이에서는 배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21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울산지부, 울산교사노조 등에 따르면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조직본부는 전날 울산지역 교사 10~20여명에게 교육대통합특위 교육자치분권 분과특위특보로 임명한다는 문자를 발송했다. 임명장에는 발행번호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의 직인도 찍혀 있다.

이들이 확인한 임명장은 '제21대 대통령 선거(대선)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명의의 '문자메시지'를 통해 발송됐다. 문자에는 '국민의힘 선대위와 함께해주셔서 감사드린다. 링크를 누르면 임명장을 저장할 수 있다'는 문구가 적혀있다.

'임명장 링크'를 누르면 해당 교사의 이름이 적힌 임명장 이미지파일로 연동되는 창이 나온다. 현재는 '페이지를 표시할 수 없습니다'는 안내문만 뜨고 있으며, 내용은 확인 할 수 없는 상태다.

임명장을 받은 교사들 가운데 전교조나 교사노조 집행부를 비롯해 교사단체에 가입한 교원들이 상당수인 것으로 확인됐다.

울산의 한 고교 교사 A씨는 "문자메시지 내용을 보면 교육대통합 특위라고 돼 있어 제가 현직 교사인 것을 알고 보낸 것 같다"며 "정치적 중립성 때문에 정당활동 등을 할 수 없는 교사에게 이런 문자를 보낸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개인 정보 유출로 민감한 시기에 어떻게 정당에서 교사들의 정보를 수집했는지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라며 "울산시당에 항의를 했으나 해당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전교조 울산지부 한 관계자는 "노조로 '임명장을 받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라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울산 뿐만 아니라 전국 소통방으로도 임명장 얘기로 시끄럽다"고 말했다.

박광식 울산교사노조 위원장은 "저를 비롯한 집행부 전원이 임명장을 받았다"며 "주로 임명장을 받은 교사들이 다른 교원단체에 가입을 한 이력이 있다. 조심스럽지만 상관관계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당 가입, 정치 발언 등 교사들의 모든 정치 활동이 제약 받는 상황에서 정치권이 교사를 이용하려는 움직임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울산시당 선거대책본부 관계자는 "울산시당 차원에서 교사들의 정보를 수집한 사실은 없다"며 "문자 발송도 중앙에서 보낸 것으로 정확한 내용은 확인해보겠다"고 해명했다.

지난 제20대 대선에서도 불특정 다수에 무작위로 개인 동의 없는 '대선 후보 임명장' 문자메시지가 발송돼 논란을 빚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gorgeousk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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