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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이 게하 됐네" 부산 영도 봉산마을, 도심 속 이색 체험

등록 2025.05.20 17:22:15수정 2025.05.20 18:4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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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뉴딜사업 통해 자생력 갖춘 성공모델 '우뚝'

숙박·체험 수익금은 경로잔치 등 마을 어르신 행사에

대형주차장 미비와 불편한 교통이 사업 확장 '걸림돌'

[부산=뉴시스] 하버하우스 웰컴센터 전경. (사진=봉산마을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 제공) 2025.05.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 하버하우스 웰컴센터 전경. (사진=봉산마을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 제공) 2025.05.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 이아름 기자 = 부산 영도구 봉래동에 있는 봉산마을이 빈집을 활용해 게스트하우스(게하)와 체험 프로그램을 결합한 '도심 속 체험형 캠핑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마을은 도시재생뉴딜사업을 통해 지역경제를 살리고 자생력을 갖춘 도시재생의 성공 모델로 자리잡았다.

특히 이곳은 지자체가 빈집을 매입해 활용한 대표적인 빈집 정비 사례로, 철거 중심의 기존 정책과 달리 공동체 활성화와 관광 자원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봉산마을에 도시재생 사업이 추진된 것은 노후주택이 밀접해 있었기 때문이다. 이곳은 전체 주택의 88.1%가 30년 이상 된 건물이며, 과거 조선업 근로자들의 거주지였지만 조선업 침체와 뉴타운 해제 결정 이후 사람들이 떠나갔다.

빈집에서 게스트하우스로…1·2·3호점 '정상 운영'

[부산=뉴시스] 하버하우스 3호점 옥상에 있는 루프탑 바베큐장. (사진=봉산마을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 제공) 2025.05.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 하버하우스 3호점 옥상에 있는 루프탑 바베큐장. (사진=봉산마을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 제공) 2025.05.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영도구는 도시재생뉴딜사업의 일환으로 봉산마을 내 방치된 빈집을 리모델링하거나 신축해 총 3곳의 게스트하우스를 구축했다. 운영은 봉산마을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협동조합)이 맡고 있고, 단순 숙박을 넘어 다양한 체험 콘텐츠를 접목해 마을의 활력을 높이고 있다.

2018년 11월 개소한 1호점은 1500만원을 들여 기존 빈집을 리모델링한 곳으로, 연평균 이용객은 150~200명이다. 2호점과 3호점은 각각 2억8600만원, 51억8800만원을 투입해 신축한 공간이다. 연평균 이용객은 350~400명이 방문할 정도로 1호점에 비해 선호도가 높다. 3호점의 경우, 마을회관과 공동 작업장 등이 갖춰진 지상 3층 규모의 다목적 홀로 지어졌다.

모든 호점의 옥상에는 북항뷰를 즐기며 글램핑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바베큐장도 마련돼 있다. 아울러 숙박객들은 게하를 통해 요가, 목공, 제빵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선택해 이용할 수 있다. 협동조합은 숙박객과 체험 운영자를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며, 체험비의 약 10%를 중개수수료로 받고 있다.

영도 고지대 게하의 멋진 북향뷰 뒤, 숨은 고민

[부산=뉴시스] 영도구의 초등학생들이 블루베리를 활용한 머핀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사진=봉산마을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 제공) 2025.05.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 영도구의 초등학생들이 블루베리를 활용한 머핀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사진=봉산마을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 제공) 2025.05.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게스트하우스는 북항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고지대에 위치해 뛰어난 전망으로 숙박객의 만족도가 높다. 그러나 지대가 높다보니 대중교통 접근이 어렵고, 대형 주차장이 부족한 것이 단점이다. 이는 곧 사업 확대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특히 대형 주차장이 없어 관내 학생 단체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인근 주민의 협조를 받아 임시 주차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이같은 교통 인프라 문제는 부산 전역의 학생과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하는 데에 있어 한계점으로 꼽힌다.

시설 운영을 맡은 협동조합은 감천문화마을이나 흰여울문화마을처럼 꾸준한 관광객 수요를 확보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계절과 무관한 상시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에 힘쓰고 있다. 아울러 팬스타 크루즈를 통해 입항하는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전략적 홍보와 관광 상품 구성도 함께 고민하고 있다.

협동조합, 마을 살림 이어가는 허브 역할…도미토리형 수련 시설도 준비

[부산=뉴시스] 하버하우스의 수익금은 봉산마을 취약계층 어르신을 위한 다양한 행사로 쓰이고 있다. (사진=봉산마을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 제공) 2025.05.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 하버하우스의 수익금은 봉산마을 취약계층 어르신을 위한 다양한 행사로 쓰이고 있다. (사진=봉산마을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 제공) 2025.05.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숙박과 체험 프로그램 수익은 적지만 마을발전기금에 포함돼 협동조합이 주최하는 경로잔치, 삼계탕데이, 국수데이 등 취약계층 어르신들을 위한 행사에 쓰이고 있다.

협동조합은 향후 청소년을 위한 도미토리형 수련 시설도 조성할 계획이다. 최대 2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 시설은 청소년 체험학습이나 지역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며, 현재 부산시에 예산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상태다.

이경진 협동조합 사무국장은 "학생 수 감소로 폐교가 늘면서 청소년 수련원이 사라지는 현실이 안타까웠다"며 해당 시설을 기획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빈집 철거 중심 정책에서 장기 활용 중심으로

부산에서 빈집을 장기적으로 활용하려는 흐름은 빈집 밀집 지역인 원도심을 중심으로 점차 확산하는 추세다.

이와 관련해 동구는 지자체가 빈집을 매입해 철거한 뒤, 해당 용지를 주민 편의시설로 장기 활용하는 '유니크동구사업'을 추진 중이다. 현재 토지 소유주들과의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중구는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활용해 빈집을 숙박시설 등으로 활용하는 '산만디하우스 사업'을 계획했으나, 최근 행정안전부 지침 변경으로 인해 사업 추진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ah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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