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냐 퇴거냐" 궁지 몰린 청주 민간임대아파트 입주자들
청주 시온숲속의아침뷰, 조기 분양 추진
100여 세대, 자금 부족·이주 문제로 고심
![[청주=뉴시스] 18일 충북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 행정복지센터에서 청주 시온 숲속의 아침뷰 민간임대아파트 조기 분양 전환에 대한 공청회가 진행되고 있다. 2025.5.19. hugahn@newsis.com](https://image.newsis.com/2025/05/19/NISI20250519_0001845408_web.jpg?rnd=20250519084409)
[청주=뉴시스] 18일 충북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 행정복지센터에서 청주 시온 숲속의 아침뷰 민간임대아파트 조기 분양 전환에 대한 공청회가 진행되고 있다. 2025.5.19. hugahn@newsis.com
[청주=뉴시스] 안성수 기자 = 충북 청주의 한 민간임대아파트 입주자들이 조기 분양 전환으로 깊은 고심에 빠졌다. 이들은 시공사와 임대사업자 부도 탓에 자금 부족과 이주 문제로 궁지에 몰리고 있다.
19일 청주 시온 숲속의 아침뷰 민간임대아파트 입주자 등에 따르면 전날 아파트 조기 분양 전환을 설명하는 공청회에서 두 가지 선택지가 분양 전환 미신청 입주민들에게 제시됐다.
선택지는 보증금을 받고 퇴거하거나, 임대를 유지하다가 아파트 공매에서 우선매수권을 행사해 낙찰을 받는 방법이다.
입주민에겐 두 선택지 모두 녹록지 않다. 퇴거를 택하려 해도 당장 대체 주거지를 구하기 어려운 데다, 보증금 반환도 장기 지연될 우려가 있다.
임대 유지 시 임대사업자 측에서 부담해 온 은행 대출 이자가 임차인들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6월 10년 임대 후 분양 전환을 조건으로 입주자를 받았지만, 시공사인 시온건설개발이 지난해 10월 부도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임대사업자인 시온토건마저 극심한 경영난으로 은행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입주민에게 지원했던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료도 주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경영상 압박 속에서 시온토건은 입주 1년여 만에 아파트 전체를 조기 분양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전체 476세대 중 370여세대는 이를 수용하고 분양 신청을 했지만, 나머지 세대는 자금 부족, 불안감 등 이유로 분양 신청을 미루고 있다.
이 아파트 입주민 A씨는 "민간임대주택이라 믿고 들어왔지, 몇 년 만에 집을 사야 한다는 얘기는 없었다"며 "이미 전세 대출을 받은 세대는 보증금을 갚고 다시 대출을 받아야 하는 상황인데 보증금을 언제 받을지 알수도 없다"고 토로했다.
시온토건 측 법률대리인은 "퇴거할 세대는 내용 증명을 통해 보증금 반환을 요청해야 빠른 처리가 가능하다"며 "이런 일이 생겨 유감이며, 입주민 손해를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청주시는 관련 대책 논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실질적인 구제책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시 관계자는 "타 지자체 사례를 보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공공임대 전환 협의를 했으나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입주민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지속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분양 전환 중인 청주 동남지구 대성베르힐 민간임대아파트도 최근 분양가로 입주민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건설사인 대성건설은 84㎡형 기준 4억5000만~4억6000만원의 분양가를 제시했으나 입주민들은 터무니 없는 책정가라며 반발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hugah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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