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은 고유식물의 보고…생태계 보존가치 상징"
태백산국립공원, 빙하기 잔존식물 보전을 위한 학술세미나 성료

태백산국립공원의 빙하기 잔존식물과 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유관기관 학술세미나가 지난 17일 오투리조트에서 열리고 있다.(사진=태백산국립공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태백=뉴시스]홍춘봉 기자 = 태백산국립공원의 빙하기 잔존식물과 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유관기관 학술세미나가 지난 17일부터 18일까지 양일간 태백산국립공원과 오투리조트에서 열렸다.
이번 세미나는 한국식물분류학회, 국립공원연구원, 태백산국립공원사무소가 공동 주최했으며, 한림대학교와 충남대학교 등 국내 주요 대학과 연구기관, 교사단체 등에서 약 80여 명의 식물 전문가들이 참석해 학술 교류의 장을 마련했다.
세미나는 ‘태백산국립공원의 식물다양성’을 중심 주제로, 빙하기 이후 살아남은 고산식물의 생태학적 가치와 보호 전략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이어졌다.
현진오 동북아생물다양성연구소장은 “태백산은 고유 식물의 보고로, 태백취와 태백제비꽂처럼 지명과 연관된 식물명이 눈에 띄며, 이는 지역 생태계의 독자성과 보존가치를 상징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의 허태임 박사는 ‘자연에서 채집한 식물의 언어’라는 주제로 “식물분류학자는 식물의 말을 듣고 기록하는 사람”이라며, “꽃과 열매의 미세한 차이까지 관찰하고 기록하는 일이 보전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태백산국립공원사무소의 이형섭 주임은 “태백산 금대봉과 대덕산 지역은 생물다양성의 핵심지로, 현재 국내 유일의 자생종인 나도범의귀, 꼬인용담, 대성쓴풀, 부전투구꽃 등을 대상으로 정밀 모니터링을 진행 중”이라며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해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태백산국립공원에는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지정된 가시오갈피나무, 나도범의귀, 날개하늘나리, 대성쓴풀, 복주머니난 등 희귀식물들이 서식 중인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이들은 기후변화와 인위적 간섭에 가장 취약한 식물군으로 꼽힌다.
이번 세미나는 단순한 학술 교류를 넘어, 기후위기 시대에 고산 생태계의 상징인 태백산 식물군을 어떻게 보전하고 후대에 물려줄 것인가에 대한 전략적 고민이 공유된 자리로 평가된다.

태백산국립공원의 빙하기 잔존식물과 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유관기관 학술세미나가 18일 태백산국립공원 일대에서 열리고 있다.(사진=태백산국립공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태백산국립공원사무소 관계자는 “자연 보전은 단기적 성과보다 긴 호흡과 협력이 필요한 과업”이라며 “과학적 모니터링과 현장 기반의 학술 연구를 지속해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기반을 더욱 견고히 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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