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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시마 미카 "'눈의 꽃' 시대초월 명곡 비결요? 제가 그 이유를 묻고 싶어요"

등록 2025.05.12 08:42:15수정 2025.05.13 09: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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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일 서울 고려대 화정체육관서 첫 단독 내한공연

'눈의 꽃' '글래머러스 스카이' '내가 죽으려고 생각한 것은' 등 히트곡 망라

"가수로서 가장 생각하는 부분은 가사 전달"

[서울=뉴시스] 나카시마 미카. (사진 = 유진 엔터테인먼트 제공) 2025.05.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나카시마 미카. (사진 = 유진 엔터테인먼트 제공) 2025.05.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일본 스타 가수 겸 배우 나카시마 미카(42·中島美嘉)는 11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첫 단독 내한공연 두 번째 날 공연을 끝마치고도 한참을 무대 밑으로 내려가지 못했다.

팬들의 기립박수에 먹먹해하며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전날에 이어 이날까지 데뷔 24년 만에 첫 내한공연을 성료한 나카시마를 바라보는 팬들 역시 뭉클하기 마찬가지였다.

나카시마는 이날 첫 곡 '알고 싶은 것, 알고 싶지 않은 것(知りたいこと、知りたくないこと)'를 시작으로 '내가 죽으려고 생각한 것은' '글래머러스 스카이(GLAMOROUS SKY)' '눈의 꽃(雪の華)' 등 히트곡 퍼레이드를 펼쳤다.

메들리로 짧게 들려준 노래를 포함 2시간30분 동안 약 30곡을 들려주며 여전히 우아하고 청아한 보컬을 증거했다. 

나카시마의 이번 공연은 무엇보다 최근 국내에서 불고 있는 J-팝의 인기 계보학을 확인해주는 자리이기도 했다. 사실 현재 J-팝 신드롬은 갑자기 일어난 게 아니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를 거쳐 J-팝 붐이 일었었다. 나카시마는 그 중 한자리를 꿰고 있었다.

최근 요네즈 켄시, 아이묭, 유우리 내한공연의 관객층은 20대가 주축이었다. 인터파크티켓에 따르면, 이번 나카시마 공연은 30대 이상이 82%를 차지했다. 화정체육관은 '요아소비', '미세스 그린 애플' 등 일본 핫한 그룹들이 첫 내한공연한 장소라 의미가 또 남달랐다. 양일 약 7500명의 관객이 운집했다. 애초 전날 공연 1회만 예정돼 있었으나 단숨에 매진돼 이날 공연이 추가됐다.

공연을 마치고 대기실에서 만난 나카시마의 눈가는 여전히 촉촉했다. 다음은 그녀와 나눈 일문일답.
[서울=뉴시스] 나카시마 미카. (사진 = 유진 엔터테인먼트 제공) 2025.05.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나카시마 미카. (사진 = 유진 엔터테인먼트 제공) 2025.05.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공연을 끝내고 무대 위에서 한참 눈물을 흘리셨는데 어떤 감정이 들었는지 궁금합니다.

"모든 분이 일어서서 박수 쳐주시며 응원해 주신 것이 너무 기뻤어요. 그리고 (단독 내한공연이) 처음이다 보니까 긴장을 너무 해서… 그간 (공연을 못 해서) 너무 아쉽다는 마음으로 있었는데 관객분들이 서서 환영해주시니까 너무 고마워서 눈물이 났어요."

-이번 첫 내한공연은 기대했던 바 그대로였나요?

"공연 중 멘트 때도 말씀 드렸지만 응원해주시는 소리의 크기라든지 모든 분들이 환호를 해주시는 그 자체로 너무 감사했고 놀랐습니다."

-최근 한국에선 요네즈 겐시, 아이묭, 유우리 같은 젊은 J-팝 뮤지션들이 인기인데, 젊은 관객들 위주로 팬덤이 형성돼 있거든요. 나카시마 씨의 공연 관객층은 남녀노소가 골고루라 그 점이 특기할 만했습니다. 최근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J-팝 신드롬에 대해서 들으신 게 있으신지요?

"제가 개인적으로 특별히 따로 들은 건 없지만, 아시아 전체에서 애니메이션을 비롯해 일본 문화가 유행하고 있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서울=뉴시스] 나카시마 미카. (사진 = 유진 엔터테인먼트 제공) 2025.05.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나카시마 미카. (사진 = 유진 엔터테인먼트 제공) 2025.05.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앞서 내한 전에 한국 문화의 팬이라고 말씀을 해주셨어요.

"원래 한국을 좋아해서 드라마, 예능을 즐겨 보고 있어요. 오늘 공연에 (관객으로) 와주신 분 중에도 제가 좋아하시는 분이 계셔서 너무 고마웠습니다. 특히 김재중 씨와는 일본, 한국을 왔다 갔다 하면서 자주 같이 밥도 먹고 친하게 지내요. 이번엔 아직 밖에 나가지 못했는데 앞서 한국에 왔을 때 닭 한마리를 맛있게 먹었습니다."

-일본 팬분들과 다른 한국 팬분들의 반응을 느끼셨나요?

"일본어로 노래를 하고 있는데 관객분들이 일본어로 같이 노래를 불러주셔서 '언어가 달라도 이렇게 같이 즐길 수 있구나'를 느껴 너무 감동적이었습니다. 일본 관객분들은 목소리는 내지 않지만 박수 소리를 크게 낸다든지 해서 '내가 성실하게 듣고 있다'는 걸 표현하시는데, 한국 관객분들은 목소리를 내주시는 게 달랐어요."

-한국 팬들이 "예쁘다" "귀엽다" 등의 얘기도 많이 해주셨어요.

"지금이니까 해주실 수 있는 얘기들 같아요. 이런 표현을 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지기도 했어요. 제가 그런 소리를 듣기엔 외모로 따지면 좀 늦지 않나라는 생각도 하는데, 그래도 지금 그런 말씀 듣는 자체가 의미가 있습니다. 하하."
[서울=뉴시스] 지난 9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서 나카시마 미카를 마중한 한국 팬들. (사진 = 유진엔터테인먼트 제공) 2025.05.1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지난 9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서 나카시마 미카를 마중한 한국 팬들. (사진 = 유진엔터테인먼트 제공) 2025.05.1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미카 씨의 노래 중엔 고음이 많아요. 여전히 지금도 예전과 같은 상태로 노래를 소화하시는데 항상 이렇게 최상의 목상태를 유지하는 비결이 있을까요?

"지금도 유지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 동안 많은 일이 있었으니까요. 유지하기 위해선 연습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노래 가사를 잘 전달한다 걸 제일로 생각하고요."

-가사 얘기가 나와서요. '내가 죽으려고 생각한 것은'(僕が死のうと思ったのは)을 듣고 위로를 받고 살 용기를 얻었다는 팬분들도 많았습니다. 이 곡을 어떠한 마음으로 부르셨나요?

"제목이 좀 세잖아요. 그래서 일본에선 제대로 프로모션을 못 했어요. 그런데 오히려 외국에서 '내가 죽으려고 생각한 것은'을 '불러주세요' '듣고 싶어요'라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고 해외에서 이 곡의 인기를 되돌려줬다고 생각해요. 용기를 얻었다는 말씀은 너무 감사하고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나카시마 씨 하면 '영원한 청춘의 아이콘'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여기에 중요한 역할을 한 영화 '나나'가 올해 개봉 20주년을 맞았습니다. OST인 '글래머러스 스카이'도 공연 때마다 들려주시는데 이 작품은 어떤 의미가 있나요?

"사실 원작 만화는 그렇다 쳐도 영화의 인기가 이렇게 오래갈 것이라고 생각을 아예 못 했어요. 해외에서 공연을 할 때마다 '나나' 의상을 준비해줬으면 좋겠다는 요청도 많이 들었죠. 하지만 20년이 지났으니 예전처럼 제가 짧은 치마를 입을 수는 없지요. 대신 나나가 지금 제 나이가 됐을 때 어떤 모습일까 생각하면서 공연의 의상을 정합니다."
[서울=뉴시스] 나카시마 미카. (사진 = 유진 엔터테인먼트 제공) 2025.05.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나카시마 미카. (사진 = 유진 엔터테인먼트 제공) 2025.05.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한일 양국의 아이돌들이 나카시마 씨를 롤모델로 삼으며 오래 노래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혹시 조언해주실 만한 내용이 있다면요?

"제가 대단한 걸 말씀 드릴 수 있을까 생각도 하지만 무엇보다 '자기와의 싸움'이라는 건 얘기할 수 있을 거 같아요. 그리고 유행을 의식하지 않고 자기 노래를 한다는 마음을 항상 갖고 부르는 게 중요해요."

-'눈의 꽃'은 여전히 한국에서 인기예요. 이에 대한 소감이 있다면요? 첫 내한공연을 잘 성료한 만큼, 한국 팬들에게 남기고 싶은 메시지도 궁금합니다.

"'눈의 꽃'은 스무 살 때부터 부르고 있어요. 처음에 불렀을 때는 이렇게까지 길게 유행할 거라는 생각은 못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이 노래만 부르면 다른 나라의 팬분들과 마음을 연결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박효신을 비롯해) 많은 분들이 커버를 해주셨는데 어떤 분이 부르신 버전 상관 없이 모두 사랑해주셨으면 좋겠고 저의 곡도 그 중 하나라고 생각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또 한국 팬들이 요청을 주신다면 언제든지 찾아오겠습니다."

-'눈의 꽃'이 시대를 초월한 명곡이 된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저도 그 이유를 잘 모르겠어요. 반대로 여러분께 이유를 묻고 싶어요. 왜 이 곡을 이렇게 오랫동안 사랑해 주시는 건지요."

-노랫말이 일본어인데도 해외에서 가사의 내용이 전달됐다고 느끼실 때는 언제입니까?

"콘서트를 할 때마다 항상 관객분들 얼굴을 봅니다. 웃으시거나 우시거나 하시죠. 그럴 때 감정이 잘 전달됐다고 생각해요. 가사 전달은 가수로서 항상 먼저 생각하는 부분이라, 그 부분이 가장 기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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