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카시마 미카 "'눈의 꽃' 시대초월 명곡 비결요? 제가 그 이유를 묻고 싶어요"
10~11일 서울 고려대 화정체육관서 첫 단독 내한공연
'눈의 꽃' '글래머러스 스카이' '내가 죽으려고 생각한 것은' 등 히트곡 망라
"가수로서 가장 생각하는 부분은 가사 전달"
![[서울=뉴시스] 나카시마 미카. (사진 = 유진 엔터테인먼트 제공) 2025.05.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age.newsis.com/2025/05/13/NISI20250513_0001840552_web.jpg?rnd=20250513085838)
[서울=뉴시스] 나카시마 미카. (사진 = 유진 엔터테인먼트 제공) 2025.05.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팬들의 기립박수에 먹먹해하며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전날에 이어 이날까지 데뷔 24년 만에 첫 내한공연을 성료한 나카시마를 바라보는 팬들 역시 뭉클하기 마찬가지였다.
나카시마는 이날 첫 곡 '알고 싶은 것, 알고 싶지 않은 것(知りたいこと、知りたくないこと)'를 시작으로 '내가 죽으려고 생각한 것은' '글래머러스 스카이(GLAMOROUS SKY)' '눈의 꽃(雪の華)' 등 히트곡 퍼레이드를 펼쳤다.
메들리로 짧게 들려준 노래를 포함 2시간30분 동안 약 30곡을 들려주며 여전히 우아하고 청아한 보컬을 증거했다.
나카시마의 이번 공연은 무엇보다 최근 국내에서 불고 있는 J-팝의 인기 계보학을 확인해주는 자리이기도 했다. 사실 현재 J-팝 신드롬은 갑자기 일어난 게 아니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를 거쳐 J-팝 붐이 일었었다. 나카시마는 그 중 한자리를 꿰고 있었다.
최근 요네즈 켄시, 아이묭, 유우리 내한공연의 관객층은 20대가 주축이었다. 인터파크티켓에 따르면, 이번 나카시마 공연은 30대 이상이 82%를 차지했다. 화정체육관은 '요아소비', '미세스 그린 애플' 등 일본 핫한 그룹들이 첫 내한공연한 장소라 의미가 또 남달랐다. 양일 약 7500명의 관객이 운집했다. 애초 전날 공연 1회만 예정돼 있었으나 단숨에 매진돼 이날 공연이 추가됐다.
공연을 마치고 대기실에서 만난 나카시마의 눈가는 여전히 촉촉했다. 다음은 그녀와 나눈 일문일답.
![[서울=뉴시스] 나카시마 미카. (사진 = 유진 엔터테인먼트 제공) 2025.05.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age.newsis.com/2025/05/13/NISI20250513_0001840553_web.jpg?rnd=20250513085906)
[서울=뉴시스] 나카시마 미카. (사진 = 유진 엔터테인먼트 제공) 2025.05.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모든 분이 일어서서 박수 쳐주시며 응원해 주신 것이 너무 기뻤어요. 그리고 (단독 내한공연이) 처음이다 보니까 긴장을 너무 해서… 그간 (공연을 못 해서) 너무 아쉽다는 마음으로 있었는데 관객분들이 서서 환영해주시니까 너무 고마워서 눈물이 났어요."
-이번 첫 내한공연은 기대했던 바 그대로였나요?
"공연 중 멘트 때도 말씀 드렸지만 응원해주시는 소리의 크기라든지 모든 분들이 환호를 해주시는 그 자체로 너무 감사했고 놀랐습니다."
-최근 한국에선 요네즈 겐시, 아이묭, 유우리 같은 젊은 J-팝 뮤지션들이 인기인데, 젊은 관객들 위주로 팬덤이 형성돼 있거든요. 나카시마 씨의 공연 관객층은 남녀노소가 골고루라 그 점이 특기할 만했습니다. 최근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J-팝 신드롬에 대해서 들으신 게 있으신지요?
"제가 개인적으로 특별히 따로 들은 건 없지만, 아시아 전체에서 애니메이션을 비롯해 일본 문화가 유행하고 있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서울=뉴시스] 나카시마 미카. (사진 = 유진 엔터테인먼트 제공) 2025.05.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age.newsis.com/2025/05/13/NISI20250513_0001840559_web.jpg?rnd=20250513090026)
[서울=뉴시스] 나카시마 미카. (사진 = 유진 엔터테인먼트 제공) 2025.05.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원래 한국을 좋아해서 드라마, 예능을 즐겨 보고 있어요. 오늘 공연에 (관객으로) 와주신 분 중에도 제가 좋아하시는 분이 계셔서 너무 고마웠습니다. 특히 김재중 씨와는 일본, 한국을 왔다 갔다 하면서 자주 같이 밥도 먹고 친하게 지내요. 이번엔 아직 밖에 나가지 못했는데 앞서 한국에 왔을 때 닭 한마리를 맛있게 먹었습니다."
-일본 팬분들과 다른 한국 팬분들의 반응을 느끼셨나요?
"일본어로 노래를 하고 있는데 관객분들이 일본어로 같이 노래를 불러주셔서 '언어가 달라도 이렇게 같이 즐길 수 있구나'를 느껴 너무 감동적이었습니다. 일본 관객분들은 목소리는 내지 않지만 박수 소리를 크게 낸다든지 해서 '내가 성실하게 듣고 있다'는 걸 표현하시는데, 한국 관객분들은 목소리를 내주시는 게 달랐어요."
-한국 팬들이 "예쁘다" "귀엽다" 등의 얘기도 많이 해주셨어요.
"지금이니까 해주실 수 있는 얘기들 같아요. 이런 표현을 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지기도 했어요. 제가 그런 소리를 듣기엔 외모로 따지면 좀 늦지 않나라는 생각도 하는데, 그래도 지금 그런 말씀 듣는 자체가 의미가 있습니다. 하하."
![[서울=뉴시스] 지난 9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서 나카시마 미카를 마중한 한국 팬들. (사진 = 유진엔터테인먼트 제공) 2025.05.1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age.newsis.com/2025/05/12/NISI20250512_0001839434_web.jpg?rnd=20250512083019)
[서울=뉴시스] 지난 9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서 나카시마 미카를 마중한 한국 팬들. (사진 = 유진엔터테인먼트 제공) 2025.05.1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지금도 유지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 동안 많은 일이 있었으니까요. 유지하기 위해선 연습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노래 가사를 잘 전달한다 걸 제일로 생각하고요."
-가사 얘기가 나와서요. '내가 죽으려고 생각한 것은'(僕が死のうと思ったのは)을 듣고 위로를 받고 살 용기를 얻었다는 팬분들도 많았습니다. 이 곡을 어떠한 마음으로 부르셨나요?
"제목이 좀 세잖아요. 그래서 일본에선 제대로 프로모션을 못 했어요. 그런데 오히려 외국에서 '내가 죽으려고 생각한 것은'을 '불러주세요' '듣고 싶어요'라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고 해외에서 이 곡의 인기를 되돌려줬다고 생각해요. 용기를 얻었다는 말씀은 너무 감사하고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나카시마 씨 하면 '영원한 청춘의 아이콘'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여기에 중요한 역할을 한 영화 '나나'가 올해 개봉 20주년을 맞았습니다. OST인 '글래머러스 스카이'도 공연 때마다 들려주시는데 이 작품은 어떤 의미가 있나요?
"사실 원작 만화는 그렇다 쳐도 영화의 인기가 이렇게 오래갈 것이라고 생각을 아예 못 했어요. 해외에서 공연을 할 때마다 '나나' 의상을 준비해줬으면 좋겠다는 요청도 많이 들었죠. 하지만 20년이 지났으니 예전처럼 제가 짧은 치마를 입을 수는 없지요. 대신 나나가 지금 제 나이가 됐을 때 어떤 모습일까 생각하면서 공연의 의상을 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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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나카시마 미카. (사진 = 유진 엔터테인먼트 제공) 2025.05.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제가 대단한 걸 말씀 드릴 수 있을까 생각도 하지만 무엇보다 '자기와의 싸움'이라는 건 얘기할 수 있을 거 같아요. 그리고 유행을 의식하지 않고 자기 노래를 한다는 마음을 항상 갖고 부르는 게 중요해요."
-'눈의 꽃'은 여전히 한국에서 인기예요. 이에 대한 소감이 있다면요? 첫 내한공연을 잘 성료한 만큼, 한국 팬들에게 남기고 싶은 메시지도 궁금합니다.
"'눈의 꽃'은 스무 살 때부터 부르고 있어요. 처음에 불렀을 때는 이렇게까지 길게 유행할 거라는 생각은 못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이 노래만 부르면 다른 나라의 팬분들과 마음을 연결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박효신을 비롯해) 많은 분들이 커버를 해주셨는데 어떤 분이 부르신 버전 상관 없이 모두 사랑해주셨으면 좋겠고 저의 곡도 그 중 하나라고 생각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또 한국 팬들이 요청을 주신다면 언제든지 찾아오겠습니다."
-'눈의 꽃'이 시대를 초월한 명곡이 된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저도 그 이유를 잘 모르겠어요. 반대로 여러분께 이유를 묻고 싶어요. 왜 이 곡을 이렇게 오랫동안 사랑해 주시는 건지요."
-노랫말이 일본어인데도 해외에서 가사의 내용이 전달됐다고 느끼실 때는 언제입니까?
"콘서트를 할 때마다 항상 관객분들 얼굴을 봅니다. 웃으시거나 우시거나 하시죠. 그럴 때 감정이 잘 전달됐다고 생각해요. 가사 전달은 가수로서 항상 먼저 생각하는 부분이라, 그 부분이 가장 기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