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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정치권의 '알박기' 주장까지…산으로 가는 한국형차기구축함 사업

등록 2025.04.25 11:0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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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정치권의 '알박기' 주장까지…산으로 가는 한국형차기구축함 사업


[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방위사업청이 한국형차기구축함(KDDX) 사업자 선정 방식에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현재 이 사업을 따내기 위해 경쟁하고 있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구 대우조선해양)이 한 치의 양보도 하지 않으면서다.

방사청은 지난 24일 오후 방위사업기획관리 분과위원회(분과위)를 열고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기본계획안’을 논의했지만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했다. 결국 이 사업의 안정적 추진을 위해 국방부 차원의 사업추진방안 점검과 국회 대상 설명 과정을 거친 후 분과위에 재상정하기로 결정했다.

KDDX 사업은 2030년까지 7조8000억원을 들여 6000t급 미니 이지스함 6척 실전 배치를 목표로 하는 사업이다. 개념설계→기본설계→상세설계 및 초도함 건조→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된다. 

방사청 내부에서는 사업이 많이 지체된 점을 감안해 기본설계를 수주한 업체로의 수의계약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통상적으로 함정 건조사업은 기본설계를 따낸 업체가 상세설계와 초도함 건조를 맡게 된다. KDDX사업의 경우 개념설계는 대우조선해양이,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수주했다.

KDDX 사업자 선정 방식이 확정되기 위해서는 먼저 분과위에서 해당 안건이 통과돼야 한다. 분과위는 총 25명으로 구성되는데 이 가운데 6명은 민간위원이다. 다수결이 아닌 만장일치 방식이라 민간위원들이 다 찬성을 해야만 해당 안건이 통과된다. 분과위에서 올라온 안건은 국방부장관이 주관하는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에서 최종 확정된다.

현재 방사청이 이 사업을 수의계약으로 진행하려는데 있어 분과위 민간 위원들이 크게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방산물자인 KDDX 완제품에 대한 방산업체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둘 다 지정했다. 두 업체 모두 방산업체로 지정된 만큼 국가계약법에 따라 경쟁입찰로 가야한다는게 민간 위원들의 논리다.

이번주 초만 해도 방사청 내부에서는 24일 분과위 통과 가능성을 높게 봤다고 한다. 사업 지연을 이유로 민간 위원들을 어느 정도 설득했음을 가늠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변수는 정치권에서 발생했다. 국방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부승찬 의원이 KDDX 사업을 방산 '알박기'로 주장하면서다. 부 의원은 24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서 "국방부가 7조8000억원 규모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 사업을 특정업체와 수의계약을 통해 추진하려 한다는 얘기가 들려온다"며 "방산 비리, 방산 게이트로 의심된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까지 논란이 불거지자 결국 방사청은 24일 분과위에서도 어떤 결론을 못내고 사업은 하염없이 지체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KDDX사업은 2023년 12월 기본설계 완료 이후 1년 4개월째 다음 단계인 상세설계로 넘어가지 못하고 있다. 방사청이 다시 한번 검토하겠다고 결정하며 해당 사업이 차기 정부까지 미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okdol99@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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