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서 일하며 꿈 키워가는 한국·프랑스 커플
커플 유튜버 '김치와 바게뜨' 화제
한국인 남편과 프랑스인 아내가 운영
韓 공장에서 일하는 부부 일상 소개
"일 하는데 국적·성별 중요하지 않아"
세계여행과 게스트 하우스 운영이 꿈
![[서울=뉴시스]국제 부부 유튜버 대한과 사라가 지난 3월31일 이들의 유튜브 채널 '김치와 바게뜨'에 '김치와 바게뜨의 결혼 기념일'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사진=유튜브 '김치와 바게뜨' 캡처) 2023.06.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age.newsis.com/2023/06/27/NISI20230627_0001300523_web.jpg?rnd=20230627164420)
[서울=뉴시스]국제 부부 유튜버 대한과 사라가 지난 3월31일 이들의 유튜브 채널 '김치와 바게뜨'에 '김치와 바게뜨의 결혼 기념일'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사진=유튜브 '김치와 바게뜨' 캡처) 2023.06.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다른 나라에서 온 근로자들에 대한 고정적인 이미지가 있다. 공장이나 건설 현장 근로자들은 동남아시아나 서남아시아, 동유럽 처럼 저소득 국가에서 온 사람이 많을 것으로 여긴다. 북미나 서유럽과 같은 선진국 출신은 국내에서도 사무직이나 전문직에 종사할 것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그런데 유럽의 선진국인 프랑스에서 온 여성이 한국 남성과 결혼해 국내에서 공장에서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유튜브 채널이 화제다. 한국인 남편 대한과 프랑스인 아내 사라가 운영하는 '김치와 바게뜨' 유튜브 채널이다.
이들은 다른 국제 커플과는 사뭇 다른 느낌의 영상을 만든다. 유튜브서 흔히 볼 수 있는 국제 커플들의 경우, 챌린지 콘텐츠나 새로운 문화에 대한 반응 영상을 주로 만든다. 반면 대한과 사라는 그들의 평범한 일상을 솔직하게 영상에 담아낸다.
전문적인 편집자의 힘을 빌린 것 같은 대형 채널들과 비교하면 영상의 세련미는 부족하다. 하지만 황량한 공장과 조명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집을 배경으로 자신들의 일상을 있는 그대로 담아낸 영상은 오히려 투박하고 친근한 매력이 있다.
아내인 사라가 컵라면에 소주, 믹스커피 등으로 고단한 일상을 달래는 모습에서 시청자들은 묘한 동질감과 친숙함을 느낀다. 심야택배, 운전면허 취득 등에 도전하며 한국 생활에 적응하는 과정은 성장드라마와 같은 재미도 제공한다. 한국에서 멸칭처럼 쓰이는 '외노자(외국인 노동자)'라는 단어를 자신에게 스스럼없이 사용하는 모습도 웃음 포인트다.
첫 만남은 다른 커플들과 다르지 않았다. 대한과 사라는 바에서 처음 만났다고 한다.
대한은 "외국인 친구들이 많이 찾는 바에서 일을 했고, 그곳에서 한 여자를 만났다"며 "요즘 흔하디흔한 명품 하나 없었고 자신의 가치를 타인의 평가가 아닌 자신이 정하는 멋있는 여자였다. 그리고 사라는 내 가족 외에 내 겉보다 속을 봐준 첫 번째 여자였다. 그 모습에 반했고 연애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렇게 시작된 이들의 연애는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교제를 시작한 지 한 달이 지난 후, 사라가 고국 프랑스로 돌아가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라가 자신의 운명이라는 것을 느낀 대한은 아프리카 횡단 여행을 목표로 모아두었던 돈을, 사라와 함께하기 위해 과감히 포기했다. 그는 사라가 있는 프랑스로 날아가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됐다.
이후 서로의 진심을 확인한 이들은, 함께 한국으로 돌아와 현재의 삶을 이어가고 있다.
대한과 사라는 함께 돈을 모아 세계 여행과 게스트 하우스를 운영하고 싶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의 작은 공장에서 함께 일하고 있다.
이들은 주로 공장에서 일하는 모습이나 솔직한 일상을 영상에 담아내고 있다.
영상을 본 여러 누리꾼은 선진국에서 온 여성이 한국의 공장에서 일하는 모습에 걱정하기도 한다.
이에 사라는 지난 1월27일 게재한 '프랑스 사람인 내가 한국에서 외노자가 된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우리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많은 돈이 필요하다. 나는 그저 한국에서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는 것뿐이다"며 "고생하는 남편을 위해 집에서 발 뻗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가끔 '귀한 프랑스인', '여자가 어떻게 공장에…'라는 댓글을 보는데 그렇지 않다. 힘든 일을 하는데 국적과 성별이 뭐가 중요하겠는가"며 "우리의 이런 모습을 보고 손가락질하고 비웃는 분들도 계시지만, 전혀 아무렇지 않고 창피하지도 않다. 우리의 가치를 우리는 알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누리꾼들은 "너무 장하고 자랑스러운 부부다. 그 꿈을 꼭 이루기 바란다", "정말 대단하다. 고정관념을 깬 멋진 커플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들을 응원하기도 했다.
또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명 프랑스 출신 방송인 파비앙 코르비노(35)도 이들 영상에 "꿈이 꼭 이뤄지길 바란다"고
댓글을 달기도 했다.
김치와 바게트 채널은 3일 현재 약 15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 초 채널을 개설한 후 짧은 기간 안에 큰 주목을 받으며 1100만회가 넘는 영상 조회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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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호 리포터(yoshi1207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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