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왜색? 성 상품화?…국내 유일 '메이드 카페' 가봄

등록 2023.05.16 14:37:46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기본 호칭은 '주인님'

악마·공주·토끼 등 콘셉트

전화번호 요청·무단 촬영 엄금

음식 나오면 "맛있어져라" 노래

작별할 땐 "다녀오세요 주인님"

[서울=뉴시스]국내 최초·유일 메이드 카페 '츄시떼'의 근무자 프로필. (사진=츄시떼 공식 인스타그램 갈무리) 2023.05.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국내 최초·유일 메이드 카페 '츄시떼'의 근무자 프로필. (사진=츄시떼 공식 인스타그램 갈무리) 2023.05.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3월 오픈한 국내 최초 메이드 카페 '츄시떼'가 여전히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서브컬처를 다루는 탓에 온라인상에서는 과도한 왜색 및 성 상품화 논란이 불거졌지만, 정작 츄시떼에 방문하려면 치열한 '예약 전쟁'을 거쳐야 하는 상황이다.

'츄시떼'는 '츄(입맞춤) 해줘'라는 뜻의 일본어다. 테마는 '꿈속의 메이드 카페'다. 방문객들은 '주인님'이라고 불리며, 메이드들의 도움을 통해 낯선 꿈에서 깨어나야 한다.

츄시떼는 마포구 성미산로 연남동에 있으며, 근무하는 메이드의 숫자는 3월 기준 28명이라고 한다. 공식 인스타그램에 게재된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예약한 후 안내 메일에 따라 1인당 예약금 3만원을 지불하면 된다.

[서울=뉴시스]연남동 '츄시떼' 매장 입구. 2023.05.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연남동 '츄시떼' 매장 입구. 2023.05.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연남동 '츄시떼' 매장 입구. 2023.05.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연남동 '츄시떼' 매장 입구. 2023.05.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츄시떼는 다소 외진 골목에 자리잡고 있었다. '메이드 카페'라고 해서 유럽 로코코 풍으로 화려하게 꾸며진 외관을 예상했으나, 의외로 가게 자체가 지하에 감춰져 있었다. 지도 어플을 보고 왔음에도 하마터면 그냥 지나칠 뻔했다.

[서울=뉴시스]연남동 '츄시떼' 매장 입구. 2023.05.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연남동 '츄시떼' 매장 입구. 2023.05.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필자의 예약 시간은 오후 12시. 문은 정시에 개방됐다. 관계자가 예약자 및 동반인의 신분증을 확인하면 입장할 수 있다. 안쪽에서 "어서오세요 주인님"이라고 외치는 메이드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매장에 들어서자, 긴 복도 끝에 '꿈속'의 풍경이 보였다. 이날 근무하는 메이드들이 한데 모여 방문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흑백 메이드복에 악마 날개와 꼬리를 착용한 메이드가 가장 먼저 눈에 띄었고, 소위 '로리타 드레스'라 불리는 분홍색 원피스를 입은 메이드도 보였다.

[서울=뉴시스]연남동 '츄시떼' 매장 내부. 2023.05.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연남동 '츄시떼' 매장 내부. 2023.05.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연남동 '츄시떼' 매장 내부. 2023.05.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연남동 '츄시떼' 매장 내부. 2023.05.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연남동 '츄시떼' 매장 내부. 2023.05.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연남동 '츄시떼' 매장 내부. 2023.05.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연남동 '츄시떼' 매장 내부. 2023.05.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연남동 '츄시떼' 매장 내부. 2023.05.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매장 내부는 협소했으나 고풍스러운 가구 및 소품으로 꾸며져 있었다. 메이드들의 사진도 보였다. 좌석은 2인용 테이블 5개 정도였으며, 카페 공간 옆에는 침실 테마의 촬영용 스튜디오도 보였다

자리에 앉자 자신을 '다이애나'로 소개한 집사가 이용 안내 사항을 알려줬다. 매장 일부나 매장에 전시된 사진 이외에 타 방문객과 메이드의 신체가 나오는 촬영은 엄격히 금지돼 있다. 이용 시간은 1시간이며, 관계자를 부르는 구호는 "츄츄"다.

[서울=뉴시스]츄시떼 메뉴판. 2023.05.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츄시떼 메뉴판. 2023.05.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민망함을 견디며 "츄츄"하고 부르니 즉시 메이드가 "츄츄"하며 달려왔다. 식전이었므로 '메이드 수제 오므라이츄'와 '치즈간장계란밥'을 주문했다. 필자는 메이드와의 사진 촬영이 포함된 '폭신폭신 브런치 세트'를 선택했다.

[서울=뉴시스]츄시떼 첫 방문 사은품 '주인님 카드'. 2023.05.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츄시떼 첫 방문 사은품 '주인님 카드'. 2023.05.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다음으로 츄시떼의 첫 방문 사은품인 '주인님 카드' 발급이 진행된다. 모든 방문자는 카드에 이름 및 닉네임과 생일을 쓰게 된다. 다이애나 집사는 "무슨 동물 좋아하냐"고 물은 후 귀여운 삽화를 그려 줬다.

이내 주문한 메뉴가 나왔다. 음식을 서빙한 메이드가 직접 케첩 통을 들고 손님이 요청하는 이미지를 그려 준다. 필자는 처음에 '물개'를 요청했으나, 메이드가 어려움을 겪는 관계로 '고양이'로 변경했다. 일행은 '강아지'를 요청했다.

다음으로 메이드 카페의 하이라이트인 '주문'이 시작됐다. 오므라이스는 "두근두근하게 츄" 간장계란밥은 "맛있어져라 맛있어져라 애나애나 츄"였다. 힘겹게 주문을 외워서인지, 음식은 진심으로 맛있었다.

[서울=뉴시스]츄시떼 메뉴 중 '메이드 수제 오므라이츄'와 '치즈간장계란밥'. 2023.05.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츄시떼 메뉴 중 '메이드 수제 오므라이츄'와 '치즈간장계란밥'. 2023.05.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츄시떼의 방문객 대부분은 젊은 남성이었다. 혼자 온 방문객도 있었다. 메이드들은 가게 안을 거닐면서 방문객들의 대화에 귀 기울이고, 간혹 말을 걸며 호응해 준다.

필자는 돌아다니는 메이드를 한 명씩 "츄츄"로 불러세워 신원을 물었다.

다이애나 집사는 노래 유튜버 '다이애나'의 복제인간이며, '석규' 메이드는 지옥에서 올라온 소악마 콘셉트였다. 그는 "나쁜 사람의 기운을 좋아한다"면서 "꿈에서 깨면 두통이 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리무' 메이드는 "한 나라의 공주인데, 음악이 너무 좋아 성을 탈출해 이곳으로 왔다"고 했다. 또 주방에 있던 '최현' 메이드는 자신을 '힙합 토끼'로 소개했으나, 어쩌다 여기로 오게 됐냐는 질문에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리무 메이드는 필자에게 "노래를 불러주겠다"며 곡 선정을 요청했지만, 필자와 일행은 망설이다 기회를 놓쳤다. 결국 그는 다른 방문객의 테이블에서 우쿨렐레를 연주하며 노래를 불렀다. 과연 노래 실력이 출중했다.

[서울=뉴시스]사진 촬영 옵션 '치즈'를 택하면 제공되는 폴라로이드 서비스. 2023.05.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사진 촬영 옵션 '치즈'를 택하면 제공되는 폴라로이드 서비스. 2023.05.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 옵션인 '치즈'를 주문한 사람들은 원하는 메이드를 지명해 폴라로이드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필자는 귀여운 악마 콘셉트의 석규 메이드를 선택했다. 사진이 나오면 메이드들이 그 위에 직접 그림을 그리고 꾸며 준다. 석규 메이드는 토끼와 관, 악마 날개를 그렸다.

순식간에 퇴장 시간인 오후 1시가 됐다. 필자와 일행은 도망치듯 나가려다 집사에게 붙잡혔다. 집사는 "주인님 외출하시겠습니다"라며 방문객들을 한데 모아 외부로 안내했다. 뒤에서 메이드들이 "다녀오세요 주인님"이라고 인사를 건넸다. 바깥 공기를 마시니 비로소 현실로 돌아온 느낌이었다.

츄시떼에 대한 필자의 최종적인 감상은 '성 상품화'라기보다 '극한의 콘셉트'였다. 복장부터 응대 방식, 각종 그림과 노래까지. 서비스업의 최종장을 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일본 문화와 서브컬처에 친숙한 사람이라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으로 생각된다.

에디터 DeunDeun
tubeguide@newsis.com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