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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적 음식' 오이핫도그 먹어봤다

등록 2023.04.09 06:2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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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불호 끝판왕' 오이와 핫도그의 만남

자칫하면 상시 판매?…걱정반 기대반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이어지는 한파에 채소가격이 최대 2배까지 치솟은 것으로 알려진 5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오이가 진열돼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오이 10개 소매가격은 1개월 전보다 83.5% 오른 1만8184원을 기록했다. 애호박 1개 가격은 2263원으로 전월보다 95% 뛰었다. 2023.01.05.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이어지는 한파에 채소가격이 최대 2배까지 치솟은 것으로 알려진 5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오이가 진열돼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오이 10개 소매가격은 1개월 전보다 83.5% 오른 1만8184원을 기록했다. 애호박 1개 가격은 2263원으로 전월보다 95% 뛰었다. 2023.01.05. kkssmm99@newsis.com



오이는 한국에서 '호불호 끝판왕'이라 불릴 정도로 의견이 분분한 음식이다. 오이를 두고 논쟁을 벌이다 '맛잘알', '맛알못'이 되는 것도 한순간이다. 인터넷 커뮤니티나 사회관계망(SNS)에서 오이에 관한 논쟁은 민초(민트초코)와 파인애플 피자만큼이나 뜨겁다.

핫도그 프랜차이즈 명랑핫도그는 지난달 31일 만우절을 맞아  소시지 대신 들어간 통 오이를 넣은  '오이핫도그'를 출시했다.

이처럼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뉘는 오이가 들어간 핫도그가 출시된 이유는 뭘까'라는 의문이 든다.

사건의 발단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충격과 공포의 명랑핫도그 신상'과 '잘못된 만남'이라며 명랑핫도그에서 출시된 적이 없는 가짜 메뉴 사진이 확산됐다.

몇몇 사람들은 직접 명랑핫도그 측에 연락해 "오이핫도그를 판다고 들었는데 어디로 가야하냐"고 문의하기도 했다.

명랑핫도그 측은 이번 만우절을 맞아 과거 해프닝을 역이용했다.

홍보에 성공한 것일까. 개시 첫날부터 오이핫도그를 찾는 사람이 많고, 오이가 부족해 못 파는 지경에 이른 곳도 있다고 한다.

한 유튜버는 오이핫도그를 먹으려 매장을 방문했다가, 한 시간 이상 기다려야 한다는 점원의 말에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후기를 찾아보면, '먹을 만하다', '샐러드빵을 먹는 느낌이다' 등과 같이 대체로 나쁘지 않는 반응을 보인다.

단, 오이를 싫어하지 않는 사람만 해당한다.

필자로서는 핫도그 빵과 통 오이의 조합으로 탄생한 오이 핫도그의 맛이 상상이 안된다.

그래서 직접 먹어봤다. '이왜진(이게 왜 진짜)…?오이 핫도그'

현재 오이핫도그는 모든 매장에서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그래서 가까운 노량진점을 방문했다.

[서울=뉴시스] 서울 노량진역 근처에 위치한 명랑핫도그 노량진점 2023.04.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서울 노량진역 근처에 위치한 명랑핫도그 노량진점 2023.04.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매장에 방문하니 오이핫도그를 먹으려 기다리는 사람들이 몇명 있었다.

오이핫도그를 홍보하는 광고물도 보였다.

키오스크 오른쪽 하단에 '오이핫도그'라고 써 있다. 사진이 없어 더욱 호기심을 자극한다.      

[서울=뉴시스] 서울 노량진역 근처에 위치한 명랑핫도그 노량진점 키오스크 2023.04.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서울 노량진역 근처에 위치한 명랑핫도그 노량진점 키오스크 2023.04.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5분쯤 기다린 후 핫도그를 받아볼 수 있었다.

처음 핫도그와 마주친 순간, 강한 마요네즈 향이 코끝을 자극했다. 외관상으로는 일반 핫도그와는 다를 게 없었다.

강한 마요네즈 향을 희석하기 위해 '스위트 핫소스'를 뿌렸다.

[서울=뉴시스] 스위트 칠리소스를 뿌린 오이핫도그 2023.04.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스위트 칠리소스를 뿌린 오이핫도그 2023.04.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평소 오이를 싫어하지는 않는 필자지만, 먹기 전 마음의 준비가 필요했다.

심호흡한 뒤, 한 입 베어 물었지만, 오이를 먹는 데는 실패해 튀김옷만 먹었다. 단단한 오이 표면을 얕잡아 본 것 같다.

하지만 이내 튀김옷 속 숨겨진 통 오이와 마주했다. 다시 한번 숨을 깊게 들이마신 뒤 먹어봤다. 헛웃음도 나왔다.

[서울=뉴시스] 오이핫도그 단면 2023.04.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오이핫도그 단면 2023.04.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오이를 먹음과 동시에 따듯한 물이 입안으로 들어왔다. 이른바 '혼돈의 카오스'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상치 못한 물의 등장으로 맛을 평가할 수 없어 다시 먹어봤다.

식감은 따듯해서 눅눅할 법도 한데, 오이 특유의 아삭함은 남아있었다. 여전히 따듯한 물은 낯설었다.

강한 마요네즈 향에 가려 오이 향이 사라질 줄 알았지만, 이는 큰 오산이었다. 오이 향도 건재했다.

분명 핫도그를 먹고 있지만, 양이 줄어들지 않는 듯했다.

 
[서울=뉴시스] 다 먹은 오이핫도그 2023.04.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다 먹은 오이핫도그 2023.04.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핫도그를 다 먹고 나니, 잘 먹은 느낌보다는 잘 완수한 느낌이 들었다.

총평을 내리자면, 기묘함의 연속이었다. 오이의 따듯한 물과 살아있는 아삭함, 바삭한 튀김옷의 조화는 신선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잘 어울리는 듯하면서도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 강했다.

달달하고 맛있는 일반 핫도그에 질려 새로운 자극이 필요하다면 명랑핫도그의 '오이핫도그' 조심스럽게 추천한다.

오이핫도그 판매 기간은 지난달 31일부터 4월 13일까지다. 자칫하면 상시 판매로 이어지는 게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판매 매장은 ▲서울 노량진점, 면목역점, 신정점 ▲파주 운정점 ▲울산 공업탑점 ▲부산 부산대점, 경성대1호점 ▲대구 침산점 ▲대전 관저점 ▲양산 범어점 ▲진해 용원점 ▲충남 아산점 ▲목포 하당점 총 13곳이다.


에디터 Sparky
tubeguid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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