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감성으로 책을 더 재밌게"…'너 진짜 똑똑하다'[인터뷰]
책소개 콘텐츠로 91만 구독자 모은 '너진똑'
"문어체와 다른 콘텐츠들의 존재가 저해 요인"
독서를 콘텐츠화 하는 데 일조하고 싶다 생각
![[서울=뉴시스] '너 진짜 똑똑하다' 채널의 대표 사진 (사진=너진똑 제공) 2023.03.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age.newsis.com/2023/03/29/NISI20230329_0001228819_web.jpg?rnd=20230329111809)
[서울=뉴시스] '너 진짜 똑똑하다' 채널의 대표 사진 (사진=너진똑 제공) 2023.03.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하지만 시청자들과 눈높이를 맞춰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북튜버'들도 존재한다. 91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너 진짜 똑똑하다(너진똑)'가 대표적인 사례다. 너진똑 채널 운영자 김송씨는 지난달 13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도 책보다 다른 콘텐츠를 더 좋아하다보니 이런 채널을 만들 수 있었다고 배경을 소개했다.
김씨는 "책을 읽지 않는 요인을 찾아보니 다른 콘텐츠들이 많다는 것이었다."며 "나 자신도 책보다 콘텐츠를 좋아하는 편이다 보니 '독서를 콘텐츠화 하는데 일조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 콘텐츠를 좋아하는 마음이 북튜브 채널을 성장시키는 데 도움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너진똑은 '독서에 유튜브 갬성(감성)을 끼얹다'라는 문장으로 자신을 소개한다. '죄와벌' '오만과편견'와 같은 고전을 '100번 읽은 것처럼 만들어준다'는 콘텐츠로 주목을 받았다. 단순히 책의 내용을 요약·정리하는게 아니라 핵심에 쉽게 도달하기 위해 다양한 시각적·극적·예능적 방식을 동원한다. 재레드 다이아몬드 '총균쇠'를 소개하는 콘텐츠에서는 마인크래프트 게임의 플레이 과정을 영상에 활용해 인류 문명의 불균형이 발생한 원인을 설명했다.
비쥬류 장르로 분류되는 북튜브 채널에서 김씨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적절한 진단 덕분이었다. 그는 북튜브에 대한 관심이 낮은 하나의 이유로 문어체를 꼽았다. 사람들이 영상을 소비하는데 익숙해져 경직된 느낌의 문어체와 긴 글을 읽는 것을 기피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김씨는 "책에서는 어려운 말을 그대로 쓰고 문어체를 쓰다보니 여전히 딱딱한 느낌을 줘 접근하기 힘든 면이 있다. 책을 더 유쾌하고 재밌게 하는 유튜브 감성을 추가했다는 것"이라며 "독서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콘텐츠에 초점을 맞춰 더 편한 것을 추구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너진똑 채널의 운영자 김송이 애정하는 콘텐츠 '마크로 배우는 총균쇠' (사진=너진똑 제공) 2923.03.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age.newsis.com/2023/03/29/NISI20230329_0001228827_web.jpg?rnd=20230329112046)
[서울=뉴시스] 너진똑 채널의 운영자 김송이 애정하는 콘텐츠 '마크로 배우는 총균쇠' (사진=너진똑 제공) 2923.03.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채널 성장의 발판이 된 영상으로는 데미안과 총균쇠를 꼽았다. 두 영상은 각각 111만회와 176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김씨는 도전 의식에서 유튜브를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우연한 계기로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며 도전의식을 갖고 (유튜브를)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어렸을 때부터 책에 큰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군 생활을 시작하며 책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했다.
김씨는 일주일에 1~2권 정도의 책을 읽는다고 전했다. 유튜버가 되기 전과 비슷한 독서량이다. 다만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대본 작성 등의 과정에 적지 않은 공이 들어간다. 가장 애착이 가는 영상도,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린 영상도 총균쇠다.
그는 "(대본을 쓰는데) 보통 2~3주 걸리는 것 같다. 대본을 쓰는 과정에서 먼저 책을 읽어야 하고 논문이나 자료도 찾아야 한다. 여기에 글도 써야하므로 남들보다 오래 걸리는 것 같다. 또 오류나 편견을 최대한 배제하려 노력하다 보니 교차 검증에도 신경 쓰는 편"이라고 했다.
이어 "(가장 오래 걸린 영상은) 총균쇠다. 기존에 책을 읽긴 했었지만, 다시 읽기만 하는 데도 두 달은 걸린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구독자 100만명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는 채널이지만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김씨는 구독자들의 응원 댓글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향후 자신의 소설을 출간하고자 하는 생각도 있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세우고 있지 않다.
김씨는 "옛날에는 (책을 써보고 싶다는) 그런 생각이 있었다. 자라투스투라처럼 주인공이 성장하는 소설을 쓸까 생각했었지만, 날이 갈수록 잘 모르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책을 쓸 자신은 있는데 반대로 없기도 하다. 지금 당장은 콘텐츠 만들기에 벅차다는 생각이 든다. 가장 잘할 수 있는 게 지금 하는 것이니만큼 현재에 집중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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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호 리포터(yoshi1207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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