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배우가 '포악한 고양이'와 함께 사는 이유는?[인터뷰]
'아리랑은 고양이들 내가 주인' 인터뷰
유튜브 활동 8년째…운영자는 배우 남기형
집사 팔 물어뜯고 패악 부리는 '현실 고양이'
아리·리랑·아랑과 '큰 고양이' 집사의 이야기
첫째 아리, 8년 차 스타…이제 13살 노묘
단순 반려묘보다 '함께 사는 평등한 생명체'
"고양이가 주는 평상심, 애정…큰 위로"
"아리랑 떠나보내면 고양이 안 들일 것"
![[서울=뉴시스] 강운지 리포터 = 유튜브 채널 '아리랑은 고양이 내가 주인'의 운영자 남기형씨가 자택에서 반려묘 '리랑'과 함께하고 있다. 2023.03.22. kuj0102@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age.newsis.com/2023/03/27/NISI20230327_0001226857_web.jpg?rnd=20230327133537)
[서울=뉴시스] 강운지 리포터 = 유튜브 채널 '아리랑은 고양이 내가 주인'의 운영자 남기형씨가 자택에서 반려묘 '리랑'과 함께하고 있다. 2023.03.22. kuj0102@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강운지 리포터 = 심심한 인간이 고양이를 툭툭 건드리며 장난을 건다. 고양이의 표정이 미묘하게 일그러진다. 잠깐 참는 듯하다가 달려들어 인간의 팔을 사정 없이 물어뜯는다. 인간의 비명이 온 집안에 울려 퍼진다. '아리랑은 고양이들 내가 주인' 채널에서는 이상하리만큼 익숙한 풍경이다.
뉴시스는 지난달 22일, 세 반려묘 '아리랑(아리, 리랑, 아랑)'의 집사이자 현직 배우로 활동하는 남기형(34)씨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팬들 사이에서 '큰 고양이'로 불린다. 아리랑에게 먼저 장난을 걸고 한껏 물어뜯기면서도, 지지 않고 'X친놈' '빌어먹을' '이 시끼야' 등 험한 말투를 사용해 시청자의 웃음을 유발한다.
그 이유를 묻자 남씨는 "지들(고양이들)이 하는 게 뭐가 있다고 계속 성질을 부리고 짜증 내나. 원하는 건 왜 이렇게 많나. 정말 하루 중 대부분은 미운데, 1~2시간의 예쁜 모습이 나머지를 다 상쇄하는 느낌"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결론적으로 '이 시끼야'는 전부 진심이다"라면서 웃었다.
![[서울=뉴시스] 강운지 리포터 = 유튜브 채널 '아리랑은 고양이 내가 주인'에 출연하는 반려묘 '아리' 2023.03.22. kuj0102@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age.newsis.com/2023/03/27/NISI20230327_0001226866_web.jpg?rnd=20230327133806)
[서울=뉴시스] 강운지 리포터 = 유튜브 채널 '아리랑은 고양이 내가 주인'에 출연하는 반려묘 '아리' 2023.03.22. kuj0102@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지금까지 남씨를 가장 적극적으로 물고 뜯은 주인공은 첫째인 암컷 치즈태비 고양이 '아리'다. 2010년에 태어난 아리는 2015년 '고양이의 귀를 잡아 보았습니다.' '고양이에게 복수를 해보았습니다.' 등의 영상을 계기로 '포악한 고양이'로 알려지며 큰 인기를 얻었다.
유튜브 유명 인사가 된 지도 어느덧 8년이다. 그동안 남동생 '리랑'과 여동생 '아랑'이 생겼고, 아리는 어느덧 몸이 이곳저곳 고장 난 노묘가 됐다.
남씨는 과거 아리를 "고양이에 대해 아예 모르는 상태로 입양했다"고 밝혔다. 당시 새끼 고양이였던 아리를 가방에 넣어 집까지 데려온 후, 바로 고양이용품점에 방문해 필요한 물건을 샀을 정도다. 이후 아리를 위해 리랑이를 들였지만 둘 사이가 좀처럼 좋아지지 않았고, 결국 리랑이를 위해 아랑이까지 들이게 됐다.
세 반려묘 각각의 캐릭터를 설명해 달라고 하자, 그는 "아리는 전생에 못되게 굴다가 망한 나라의 공주 같다. 갑질을 하다가 고양이로 태어난 거다. 리랑은 전형적인 바보 남동생이다. 세상 모든 것을 신경 쓰지 않는다. 그리고 아랑이는 누구에게나 먼저 다가가 안기는 전형적인 막내다. 내가 아리와 리랑이라는 두 번의 뽑기를 실패하고 마지막으로 로또에 당첨됐다"고 표현했다.
![[서울=뉴시스] 강운지 리포터 = 유튜브 채널 '아리랑은 고양이 내가 주인'에 출연하는 반려묘 '리랑' 2023.03.22. kuj0102@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age.newsis.com/2023/03/27/NISI20230327_0001226859_web.jpg?rnd=20230327133645)
[서울=뉴시스] 강운지 리포터 = 유튜브 채널 '아리랑은 고양이 내가 주인'에 출연하는 반려묘 '리랑' 2023.03.22. kuj0102@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말투와 행동은 장난스러웠지만 그 속에 깃들어 있는 반려묘에 대한 마음은 여느 집사들과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진짜 가족, 진짜 친구에게 가지는 깊은 정(情)을 엿볼 수 있었다.
남씨는 "예전에 많이 힘든 일이 있어서 몸과 마음이 지친 상태로 집에 들어왔는데, 고양이들이 그냥 아무렇지 않게 돌아다니고 내게 뛰어와서 머리를 부딪히더라. 그들이 집안에서 일상을 유지하고 있다는 게 큰 위로가 됐다"고 회상했다.
아리랑은 '특별한 위로를 전해주지 않아도, 그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 힘이 되는 존재들'이다. 남씨는 "그들이 내 집에 부여하는 평상심, 그리고 내게 주는 애정이 나를 밑바닥까지 떨어지지 않도록 해 준다"고 했다.
남씨와 아리랑이 보여주는 특유의 '케미'는 평등함에서 나온다. 즉 남씨가 고양이를 단순한 반려동물이 아닌 '함께 사는 생명체' '나와 다르지 않은 존재'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남씨는 인터뷰에서 아리랑과 자신을 '네 마리'라고 일컬었다. 그는 "네 마리가 집에서 각자의 구역을 차지하고 서로 행동 패턴을 맞춰가는 게 재미있다"면서 "아리가 이걸 할 때는 리랑이가 저걸 하고, 그러면 내가 다른 걸 하고, 그걸 보면 아랑이는 또 뭔가를 한다"고 부연했다.
![[서울=뉴시스] 강운지 리포터 = 유튜브 채널 '아리랑은 고양이 내가 주인'에 출연하는 반려묘 '아랑' 2023.03.22. kuj0102@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age.newsis.com/2023/03/27/NISI20230327_0001226861_web.jpg?rnd=20230327133711)
[서울=뉴시스] 강운지 리포터 = 유튜브 채널 '아리랑은 고양이 내가 주인'에 출연하는 반려묘 '아랑' 2023.03.22. kuj0102@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대부분의 반려동물이 인간보다 짧은 삶을 살다 간다. 아리의 나이가 열 살을 훌쩍 넘어선 만큼, 남씨도 곧 찾아올 '마지막'을 예감하고 있다. 늘 옆에서 함께한 친구를 먼저 떠나보내는 건 어떤 느낌일까.
남씨는 "아리는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게 가끔씩 보인다"면서 "흔히 말하는 '무지개 다리를 건너는 것'을 멈출 수는 없지만, 그동안이라도 좀 편하게 있다가 갔으면 좋겠다. 그리고 남은 두 친구는 가급적 한 날에 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또 "아마도 큰 계기가 없다면, 아리랑을 떠나보내고 더 이상 고양이를 기르지 않게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아리가 떠난다면 '펫로스 증후군(반려동물의 죽음 이후 느끼는 상실감)'을 앓게 되지 않겠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사실 부모님이나 친구들처럼 가까운 사람이 유명을 달리하는 건 상상이 간다. 그런데 아리가 떠나는 건 내 상식이나 생각 밖의 영역이다. 진짜 내가 울게 될지, 아니면 그냥 넘어가게 될지는 그때 가봐야 알 것 같다"고 답했다.
남씨는 복잡한 심경을 드러내면서도 "약간 행복(할지도)…"이라는 가벼운 농담으로 인터뷰를 맺었다.
![[서울=뉴시스] 강운지 리포터 = 반려묘 '리랑'과 '아랑' 2023.03.22. kuj0102@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age.newsis.com/2023/03/27/NISI20230327_0001226880_web.jpg?rnd=20230327134804)
[서울=뉴시스] 강운지 리포터 = 반려묘 '리랑'과 '아랑' 2023.03.22. kuj0102@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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